1.“시험 전만 되면 애가 이상해져요” – 정말 아이만의 문제일까?
시험이 다가오면 긴장감이 커지는 건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손에 땀이 나고, 식욕이 떨어지고, 평소보다 예민해지고, 심하면 토하거나 울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상 기능에까지 영향을 줄 만큼 시험 불안을 겪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안쓰럽고 답답해
“긴장하지 마, 그냥 평소처럼 해”
“왜 벌써부터 걱정해?”
“너는 공부했으니까 괜찮아”
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아이는 그런 말을 듣고도 더 안정되지 않고, 오히려 더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부모의 말이 도움이 되기보다, 아이의 불안을 더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말버릇들이,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시험 불안을 학습시켜온 경로’일 수 있습니다.
2.시험 불안을 키우는 부모의 말버릇 ①
“너는 이번에 꼭 잘 봐야 해” – 압박형 말투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한다”, “이번엔 실수하지 마”, “이번엔 꼭 잘 봐야 해”라고 말하는 건
표면적으로는 격려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뇌는 이 말을 ‘실패하면 안 된다’는 압박으로 해석합니다.
이 말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결과 중심적 사고 강화 → 실수에 대한 두려움 증가
시험이 ‘평가’가 아니라 ‘검증’처럼 느껴짐
결과가 곧 자신의 가치로 연결되어 자존감 손상 위험
대안 문장:
“이번 시험이 네가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야.”
“결과도 중요하지만, 너의 과정이 더 소중해.”
“실수해도 괜찮아. 그걸 통해 배우는 것도 있어.”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시험을 자기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부모가 감정의 기준을 결과가 아닌 ‘과정과 태도’에 둔다면, 아이는 조금씩 시험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꿔갑니다.
3.시험 불안을 키우는 부모의 말버릇 ②
“넌 할 수 있어” “넌 잘할 거야” – 위장된 기대의 말
“넌 잘할 수 있어”는 격려의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아이에게 보이지 않는 ‘당연한 기대치’를 심어줍니다.
이 말은 시험 불안을 겪는 아이에게 위험한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 말 속에는 ‘못 하면 실망’이라는 전제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내면 반응:
“엄마가 내가 잘할 거라고 믿었는데, 만약 못하면 실망할까?”
“잘 못했을 때가 더 무섭다…”
“기대에 부응 못 하면 내가 실패자인 것 같다.”
대안 문장:
“이번 시험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너는 네 방식대로 준비하고 있잖아.”
“어떤 결과든, 네가 시도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어.”
“걱정되면 엄마랑 같이 대비해보자. 도와줄게.”
격려는 아이의 감정을 확인한 뒤에 전달되어야 진짜 위로가 됩니다.
불안을 무시한 ‘무조건 긍정’은 오히려 아이의 감정 표현을 억압하게 만듭니다.
4.시험 불안을 키우는 부모의 말버릇 ③
“긴장하지 마” “불안해할 필요 없어” – 감정 부정형 말투
부모가 흔히 하는 말 중 하나는 “괜찮아, 긴장하지 마”, “불안해할 필요 없어”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아이의 입장에서 들으면 이렇게 느껴집니다:
“내가 불안한 게 틀린 건가?”
“긴장하면 안 되는데, 자꾸 긴장되니까 더 불안해…”
“감정을 표현하면 혼날까 봐 숨기게 돼.”
결과적으로 아이는 감정을 억누르게 되고,
시험 직전이 되면 폭발하거나 무기력한 상태로 빠질 수 있습니다.
대안 문장:
“긴장되나 보구나. 그럴 수 있어.”
“불안하다고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다만 그 불안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해.”
“엄마도 예전에 시험 볼 때 그런 기분 많이 들었어.”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이해하고 함께 건너가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아이도 자기 감정을 받아들이고 조절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 마무리 – 부모의 말투가 아이의 마음을 만든다
아이의 시험 불안은 단지 아이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가정에서의 말투, 반응, 기대 방식이 아이의 정서적 기반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시험을 준비할 때 공동 제작자이자 심리적 조력자입니다.
공부를 대신해줄 수는 없지만, 아이의 감정과 생각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오늘부터 실천해볼 말 습관:
시험 전날에는 “잘 봐야 해!” “네가 준비한 만큼 보여주면 충분해.”
긴장한 기색이 있다면 “긴장하지 마.” “그럴 수 있어. 엄마도 긴장됐던 기억이 있어.”
불안을 호소할 때에는 “괜찮아, 별 거 아냐.”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조금 편해질까 같이 생각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