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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의 진짜 의미 – 학원 없이 실천한 6개월 리포트

by mongsiri84 2025. 6. 16.

자기주도학습의 진짜 의미
자기주도학습의 진짜 의미

1.“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 알고 쓰고 계신가요?


요즘 교육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주도학습’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도 이제 자기주도학습을 해야죠”라고 말씀하시지만, 실제로 그 말 속에 담긴 의미는 꽤나 다릅니다.

“스스로 공부 시간표를 짰어요”

“이제 학원 안 다녀도 혼자 문제집 풀 수 있어요”

“엄마가 뭐라 안 해도 숙제를 해요”

이런 것들이 정말 ‘자기주도학습’일까요? 일부는 맞지만, 사실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배우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부모나 선생님 없이 공부를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왜, 어떻게 공부할지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아이에게 그런 능력이 정말 생길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학원 없이도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가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저는 초등 4학년 아들과 함께 6개월간 학원 없이 자기주도학습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2.우리 집의 6개월 실험: ‘학원 없이도 가능한가?’


실험은 아주 간단하게 시작했습니다.
아들이 다니던 수학과 영어 학원을 잠시 쉬게 하고, 집에서 스스로 학습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어요. 단, 부모로서의 역할은 완전히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 역할로만 머무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시작 단계> 진짜 ‘스스로’를 경험하게 하다
먼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네가 제일 잘하고 싶은 과목은 뭐야?”
“뭘 배우고 싶은지, 어떻게 공부할지를 네가 정해보자”

아이는 놀랍게도 수학이 가장 재밌다고 했고, “문제 풀 때마다 게임 같아서 좋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그래서 첫 주는 하루 30분씩 수학 문제집을 본인이 정해서 풀고, 매일 ‘어떤 문제를 풀었고, 어려웠던 점이 뭔지’ 짧게 노트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 중간 단계>좌절과 조율의 반복
한 달쯤 지나자 슬럼프가 왔습니다. 문제집 한 권 끝내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지루함과 피로감을 느꼈고, 엄마의 개입을 다시 원하게 되는 시점이 왔죠.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실패도 학습의 일부’라는 것을 아이에게 체득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학습 루틴을 다시 점검하고, 목표를 조정했습니다.
→ 매일이 아닌 ‘주 4회’, 문제 수를 줄이되 오답 정리를 꼼꼼히 하자는 전략으로 전환했죠.

<후반부> ‘생각하는 공부’로 바뀌다
4개월 차부터 아이는 자신이 틀린 문제에 대한 분석력이 생기기 시작했고,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알겠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영어 학습에서는 학원 대신, ‘책으로 영어 배우기’ 실험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챕터북 시리즈를 정해서 매일 2~3쪽씩 읽고, 내용을 부모에게 요약하는 방식이었죠.

처음엔 어휘를 몰라서 중간에 포기하려 했지만, 의미 추론하는 방법, 모르는 단어를 문맥으로 유추하는 전략 등을 함께 나누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3.자기주도학습의 진짜 의미는 ‘혼자 한다’가 아니다


이번 실험을 통해 확실히 느낀 점이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은 절대로 아이 혼자 공부하게 놔두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부모가 감정적 거리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학습적 거리에서는 함께 서 있어야 가능한 구조입니다.
다시 말해, 아래와 같은 과정을 아이가 스스로 점검할 수 있어야 자기주도학습이 완성됩니다:

항목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하는 질문
계획 “오늘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내일 목표는 뭐지?”
실행 “어떤 방식으로 공부할까?” “집중 안 될 땐 어떻게 조절하지?”
점검 “어떤 문제에서 막혔지?” “다음엔 어떻게 다르게 풀까?”
피드백 “이 방법이 나한테 잘 맞았나?” “다른 전략은 없을까?”

학습의 모든 단계를 아이 스스로 질문하고 선택하고 조정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짜 자기주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은 ‘감시자’가 아닌 ‘코치’에 가까워야 합니다.
부모는 묻고 기다려주고, 아이가 실수해도 “왜 그렇게 했는지”를 물어주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자기주도 코칭법
자기주도학습을 돕기 위해 부모가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4단계 코칭법을 소개합니다:

1단계: ‘계획 대화’를 함께 시작하자
“이번 주엔 어떤 걸 목표로 해볼까?”

“목표를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 아이가 목표 설정의 주도권을 갖게 하세요.

2단계: 학습 루틴을 ‘보조’만 하자
“어제 공부했던 내용, 오늘 다시 보면 기억날까?”

“이 루틴, 너한테 잘 맞는 것 같아?”

→ 부모는 직접 개입하지 말고, 아이의 감각을 점검하는 역할을 하세요.

 3단계: 실패를 같이 해석해주자
“왜 이걸 틀렸을까?” 대신 “어디서 헷갈렸는지 생각해보자”

“이걸 다음에 맞히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 실패를 피드백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4단계: 정답보다 ‘사고’에 초점 두자
“어떻게 풀었는지 나한테 설명해줄래?”

“다른 방법도 있을까?”

→ 결과보다 과정, 특히 사고의 흐름을 말하게 하세요

 

마무리하며: 진짜 자기주도는 ‘질문하는 아이’에서 시작된다
6개월 동안의 실험을 통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성적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문제를 틀렸을 때 풀이를 피하지 않고, 다시 들여다보는 ‘자기 점검 습관’이 생겼고, 학습을 스스로 ‘계획하고 수정’하는 주체성이 자라났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원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며, 오히려 아이의 내면 동기를 자극하는 데 있어선 훨씬 강력한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묻고, 기다리고, 인정해주는 이 작은 루틴들이 결국 “생각하며 배우는 아이”를 만들고, 그것이 자기주도학습의 진짜 목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