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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머리는 따로 있다 vs 길러지는 것인가

by mongsiri84 2025. 6. 16.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쟤는 공부 머리가 있어 라는 말입니다. 한 번 설명하면 바로 이해하고, 암기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문제 풀이 능력도 탁월한 아이들을 보면 정말 타고난 ‘공부 머리’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공부 머리”는 따로 있다 vs 길러지는 것인가
“공부 머리”는 따로 있다 vs 길러지는 것인가

 

1. 공부 머리란 대체 무엇인가?

실제로 뇌과학이나 교육심리학에서는 이런 특성들을 지적 능력이나 인지 능력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곤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작업 기억력: 정보를 머릿속에 잠시 저장하고 처리하는 능력

처리 속도: 문제나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대응하는가

논리적 사고력 : 추론과 문제 해결 능력

언어 이해력: 지문이나 설명을 이해하고 요점을 뽑아내는 능력

이러한 능력들은 아이마다 차이가 있고, 일부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향이 있지만, 문제는 그 차이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나옵니다. 공부 머리는 고정된 능력인가, 아니면 길러질 수 있는가?

 

2.공부 머리는 타고나는가? 과학적 실험과 연구 결과


“공부 머리”가 타고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오래됐지만, 최근의 뇌과학과 심리학 연구는 점점 더 ‘후천적 성장 가능성’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교수는 성장 마인드셋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스스로 똑똑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똑똑해질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이 실제로 학습 성취도가 더 높았습니다.

또 다른 실험으로는 “두뇌 훈련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코그니핏’, ‘루미노시티’ 같은 뇌 기능 향상 앱을 일정 기간 사용하게 한 그룹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 작업 기억력과 집중력, 문제 해결력이 향상되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산하 연구기관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메타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12주 동안 진행한 결과, 성적이 오르기보다는 학습에 대한 자신감, 이해도, 과제 해결 방식의 변화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공부 머리’가 단순히 점수만이 아니라 학습 방식 자체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3.공부 머리를 기를 수 있을까? – 실제 실험 사례


필자는 실제로 두 자녀를 키우며 ‘공부 머리’의 변화 가능성을 체험했습니다. 첫째 아이는 유치원 때부터 집중력이 좋고 책도 잘 읽었고, 둘째 아이는 산만하고 게임에만 관심이 많았죠. 많은 부모가 이런 성향 차이에서 “얘는 머리가 좀 안 따라주는 것 같아…”라고 쉽게 단정짓기 쉽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6개월간 아이의 ‘공부 머리’를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봤습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작업 기억력 훈련:
하루 10분씩 숫자 되풀이 게임, 기억 카드 맞추기, ‘스도쿠’ 같은 게임을 함께 했습니다.

자기 점검 훈련 (메타인지 향상):
문제를 풀고 나서 “왜 이 문제는 맞았을까?”, “틀린 이유는 뭘까?”라는 질문을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처음엔 막막해 했지만, 점점 사고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성공 경험 설계:
아이의 수준보다 살짝 쉬운 문제집으로 ‘성공 경험’을 많이 만들어줬습니다. 그 후 점점 난이도를 올려도 거부감이 적었습니다.

집중력 루틴 만들기:
공부 시간 전 3분 명상, 핸드폰 차단, 25분 공부 후 5분 쉬는 ‘포모도로’ 방식으로 집중력 루틴을 확립했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단기간에 성적이 급상승한 건 아니었지만, 문제 해결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도하는 태도, 그리고 틀린 문제를 분석하려는 자세가 생겼습니다. 학습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이죠.

이런 경험을 통해 ‘공부 머리’는 완전히 타고난 것이 아니라, 정확한 방법과 반복 훈련을 통해 충분히 개발 가능한 영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부모가 해줘야 할 것: 공부 머리보다 더 중요한 태도


아이의 공부 머리를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고정된 능력”으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은 학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입니다:

“너는 머리가 나빠서 안 돼”라는 말은 금지. 대신 “이건 조금 더 연습하면 확실히 좋아질 거야”라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틀린 문제’는 실패가 아니라 성장의 힌트. 오답 노트는 벌이 아니라 탐색의 기회로 인식시켜야 합니다.

공부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 칭찬. 예: “어려운 문제도 끝까지 해보려는 자세가 참 좋았어.”

실행력 강화 습관 함께 만들기. 아이 혼자에게 맡기기보다는, 처음엔 함께 시간을 정하고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공부 머리’는 단순한 머리 회전의 속도가 아니라, 학습에 대한 태도, 전략, 자신감이 유기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똑같은 수학 문제를 풀더라도, 어떤 아이는 “난 수학에 소질 없어”라고 하면서 덮어버리고, 또 다른 아이는 “어렵지만 해보자”라는 자세로 접근합니다. 결국 이 차이가 성적 차이를 만들고,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며 “공부 머리 차이”처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공부 머리’는 단순한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충분히 기를 수 있는 복합적인 역량입니다.

중요한 건 부모가 아이를 어떤 눈으로 보느냐입니다.
성적이라는 결과보다, 그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변화를 더 주목해보세요.
그 시작이 바로 아이의 진짜 공부 머리를 깨우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